한달전 울동네 계곡에서 쇠유리새 둥지를 발견 하였습니다.
너무 기쁜 나머지 매일 한번씩 들르곤 하였답니다. 아가들도 무럭 무럭 자라나고 어미새들고 포즈를 너무 착하게 서주어 행복했었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 일찍 가보니 아니 이게 웬일입니까? 쇠살모사가 바로 둥지 아래에서 아가새들을 노리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너무 깜짝 놀라서 주변에 막대기를 주워 쇠살모사를 떠서 주변 바위로 가져갔습니다.
그 순간 마음에 갈등이 생기더군요. 저놈을 멀리 가져다 버려야할까, 아님 작살을 내야할까?  
쇠살무사도 자연의 일부인데 어쩌나 하다가 순간 새둥지의 어린 새들이 너무 불쌍하고 또한 쇠살모사가 위치를 기억하고 있어서
멀리 버려도 다시 찾아와 죽일 것 같은 생각이 들더군요. 어쩔 수 없다.
이것도 자연의 섭리일 수 밖에 없다라는 생각이 들어 바위위에 있는 쇠살모사를 막대기로 몇차례 쳤더니 죽더군요.
하지만 순간 에구구 생명을 죽이면 안되는데.... 마음에 께름직한것이 있더군요. 하지만 쇠유리새 아가들의 귀여운 모습에 만족하며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쇠살모사의 저주는 그때부터 시작 되었습니다. 계곡을 내려오는 도중 발목을 삐어 몇일 고생 하게 된거죠. 하지만 그땐 몰랐습니다.
몇일 후 쇠유리새를 담으러 둥지로 갔습니다.
위장텐트를 치고 삼각대에 600미리를 장착한채 기다리다가 텐트밖에있는 의자를 잡으려 손을 뻗다가 텐트가 발에 걸렸고
연이어 마운트된 렌즈와 바디가 삼각대와 함게 바닥으로 떨어져 버립니다.
너무나 순식간의 일이 벌어진거죠. 렌즈를 들어보니 렌즈와 바디 마운트 부분이 분리된 것이었습니다.
더 놀란 것은 렌즈 회로도도 끊어져 버렸더군요. 망연자실 이었습니다. 바디는 정품이라 고칠 수 있지만 렌즈는 내수라 이제 돈나갈 방법밖엔 없구나 하면서
자리에 앉아 연신 담배를 피우며 착잡한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러던 중 딱 바라다 보니 바로 그 바위가 내가 쇠살모사를 때려죽인 바로 그 바위였던겁니다. 
소름이 쫙 끼치며 겁이 나더군요. 마침 주변에 와있던 지인의 도움으로 간신히 계곡을 내려올 수 있었답니다.
이 것이 제가 겪은 쇠살모사의 저주 내막입니다.

하지만 렌즈가 내수라 수리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야매로 니콘 AS점에 알아봤지만 시간만 낭비하다가 해줄 수 없다는 연락만 받고 말았습니다.
그럼 어쩌나 하는 고민 중  SLRGG를 알게 되었습니다.
고가 장비이지만 사장님을 믿기로 하고 결국 일본 AS 를 받아 오늘 렌즈를 받았습니다.
받자마자 사용해 보니 엄청 깔끔하게 고쳐 주었더군요.
11Kg(렌즈박스 포함)의 무거운 짐을 들고 직접 일본까지 다녀오신 사장님께 이자릴 빌어 다시 한번 감사말씀 올립니다.
사장님 덕분에 이제 쇠살모사의 저주로부터 풀린 기분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