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kon ED AF-S NIKKOR 80-200mm 1:2.8D(IF)
이름도 참 길고 긴 녀석, 저의 30대와 40대를 함께한 녀석의 초점링이 멈췄습니다.
'내수'라는 낙인에 A/S가 되더라도 B+급 중고 매물가 만큼이나 비용을 청구하는 상황.
그저 수동으로라도 더 버텨주길 바라며, 더 조심히 사용하던차에 SLRGG를 너무도 우연히 인터넷상에서 보게되었습니다.

온라인 상담을 통해 수리가능한 범위와 수리의 방법을 세분화 해 주시고 범위와 방법에 따른 견적도 아주 노멀하게 답변을 해 주셨습니다.
그리곤 다시한번 유선상으로 상담을 받은뒤 오늘 오전에 찾아갔습니다.

이왕 방문드리는김에 저의 애(愛)기들을 바리바리 싸들고(그래봐야 바디하나와 렌즈 두개 더) 방문했습니다.
우선 절름발이가 된 80-200의 상태를 살펴 보시곤 증상에따른 답을 주시고 바로 접수를 했습니다.

나머지 녀석들도 이것 저것 나름의 질문을 드렸고, 그 나름의 질문에 성심의 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 NIKKOR 55mm f1.2, 초점링이 갈수록 뻑뻑해지는 느낌아닌 그런 느낌..
전체적인 상태와 상황을 보시곤 상태도 너무좋고 느낌뿐인 뻑뻑함을 굳이왜? 라는 답변에 마음을 크게 놓았습니다.

- D810바디와 AF-S 24-70 f2.8 간의 전핀(?)후핀(?)...
간단한 테스트를 해보시곤 최소, 최대거리에서의 핀과 해상력엔 문제가 없는것 같다는 답변에 또 한번 마음을 놓았습니다.

그리고 하드웨어적인것이나 소프트웨어적인 문제가 아닌것 같으니 다른 부분에서 문제점을 찾아보시라던 간곡한 말씀에...
가끔 핀이 잘 안맞는 결과물에 대한 스스로의 고민이라는것이 어쩌면......?
해가 갈수록 성의가 없어져 가는 저의 촬영태도에서 비롯되고 있는 결과가 아닌가 하는 반성도 해보고 촬영시 집중력에 대한 새로운 다짐도 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예나 지금이나 스냅사진만을 고집하는 스타일의 여전히 아마추어 수준도 못벗어난 그저 사진이 좋은 사람입니다.
어릴적 필름 한장이 고프던때, 코닥 100ft짜리 흑백 롤필름(전 참치캔이라 불렀죠) 한통을 구입해 암실에서 마거진 가득가득 채우며 행복해 하던,
한장의 필름이라도 아끼기위해 '이 한컷에 실수란 없다.' 라는 마음으로 제 눈과 렌즈 그리고 바디를 하나로 묶어 최선을 다해 온몸을 비틀며 끝까지 피사체를 쫓아 찍던 그런 시간들을 모두 잊으며 살고 있던것같네요.
너무도 익숙해 져 버린 최첨단 자동초점 기능과 얼마든 찍어 넣을 수 있는 대용량의 메모리카드에 무방비로 기대어 있었던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해봤습니다.

사무실 자리에 앉아 방문후기를 쓰다보니, 조금씩 잊어버리며 살던 어린시절 스냅사진에 대한 나름의 생각이 떠오르네요.
'피사체의 동선을 머릿속에 그려놓고 그 피사체의 움직임에 앞선 동선의 길에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덫을 놓고 인내하며 기다려 잡아야 한다.'
물론 사전적인 스냅사진의 정의와 의미에서는 동떨어지지만요... ㅎㅎ
그저 기계 고치러 간것 이었는데 방문을 통해 상담을 받고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도 되었던것 같습니다.

즐거운 방문이었습니다.
수리가 끝나면 수리 후기도 남겨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